한국 여성에게 성형은 마치 슈퍼마켓에 가는 것과 같다
Encyclopedic
PRE
NEXT
서울 지하철 3호선 압우정역. 가을이 깊었지만 일평균 기온이 섭씨 14.5도에 불과한데도, 거리에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당당히 걸어다니는 20~30대 여성들이 많다. 이곳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우정동, 청담동을 잇는 '뷰티 벨트'의 중심지다.국내 성형외과 전문의가 직영하거나 근무하는 사립 병원의 4분의 1(881곳 중 253곳)이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 과거에는 가까운 사람에게도 성형 사실을 숨겼지만 지금은 다르다. 최근 '미용 벨트'를 오가는 여성들은 성형 수술로 부은 얼굴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 채 당당히 카페나 쇼핑을 즐긴다.
대중매체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외모지상주의 관점이 홍수처럼 확산되면서 각국의 성형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성형 수술이 한국인의 일상생활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 한 성형 협회의 의사 6명이 함께 거리로 나가 조사를 진행했다.조사 범위를 3미터 이내로 설정하고, 이 범위 내를 지나가는 여성 300명을 지나가는 순서대로 관찰하며 눈, 코 성형 수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을 기록했다. 조사 장소는 중산층 주부가 많은 서울 강남구 A백화점 식품매장, 다양한 계층이 혼재된 서울 은평구 B할인점 식품관, 20대 젊은이가 많은 모 명문대 본관 도서관 입구로 선정했다.조사 정확도를 확보하기 위해 먼저 전문의 한 명이 조사를 진행한 뒤, 나머지 의사들은 2인 1조로 같은 장소에서 2차 조사를 실시했다. 두 달간 위 세 장소에서 각각 두 차례 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1800명 중 836명이 성형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명 중 4명(46%)이 성형 수술을 받은 셈이다.취재팀은 성형 전문가를 동반해 서울 강남구 A백화점 식품관, 서울 은평구 B대형마트, 그리고 모 명문대 도서관 입구를 방문했다. 이번 조사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여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고 정확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총 1800명을 관찰 대상으로 삼았다.
백화점 vs 대형마트, 그 차이는?
조사 결과, 강남구 A백화점(600명 중 309명, 51.5%)이나 은평구 B대형마트(600명 중 291명, 48.5%)에서 성형 수술을 받은 사람의 비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속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지 않다.A 백화점에서는 눈과 코 두 가지 수술을 한 사람(130명)이 눈만 한 사람(104명)이나 코만 한 사람(75명)보다 많았다. 반면 B 대형마트에서는 눈만 한 사람(200명)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성형외과 의사는 "부유층이 많은 지역일수록 성형수술이 더 보편화된다"고 말했다. A백화점에서 진행된 1차, 2차 조사는 상당한 편차를 보였다. 반면 B대형마트에서 진행된 1차와 2차 조사 결과는 유사했다. 두 장소 모두에서 조사에 참여한 성형외과 의사는 "A백화점에서는 성형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만, B대형마트에서는 비교적 쉽게 판단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A백화점 두 번째 조사를 담당한 성형외과 의사는 "해당 지역에는 부유층이 거주해 기술이 발전되고 가격이 비싼 병원에서 성형 수술을 받을 수 있어 뚜렷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두 번째 조사에서는 두 의사 중 한 명이 모호하다고 판단하면 모두 제외했기 때문에 첫 번째 조사보다 인원이 현저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2차 조사를 담당한 홍정근(음) 의사는 "코 성형술의 경우 최근에는 수술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효과가 유행이라, 과거에 높고 솟아오르게 만든 코를 다시 다듬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와 별개로 성형외과 의사 배준성 씨는 눈과 코 두 부위에 대한 조사와 함께 안면 윤곽 성형 상황도 관찰했다.얼굴 윤곽 수술은 부위에 따라 4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비용이 든다. 이 수술은 눈, 코에 비해 뚜렷한 흔적이 남지 않아 조사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성형외과 의사는 "관찰 결과 A백화점에서 진행한 첫 조사에서 300명 중 27명이 얼굴 윤곽 수술을 받은 반면, B마트에서는 단 1명만이 해당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여대생 10명 중 4명 성형 수술 경험
한 성형외과 의사가 유명 대학 도서관 앞에서 지나가는 여대생 300명을 차례로 관찰한 결과 "114명이 성형 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중 눈 수술을 받은 사람은 70명, 코 수술은 11명, 눈과 코 모두 수술한 사람은 33명이었다.이후 한국 모 성형 병원의 의사가 동일한 방식으로 두 번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후 그들은 "300명 중 122명이 성형 수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며, 눈 수술 87명, 코 수술 21명, 눈과 코 모두 수술한 경우 14명"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조사 결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두 차례 조사를 통해 최종 도출된 결론은 대학생 10명 중 4명(600명 중 236명)이 성형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성형 수술이 젊은 층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성형외과 의사는 "많은 학생들이 대학 입학 전에 쌍꺼풀 수술을 받고 방학 기간에 코 성형이나 눈매 교정 수술을 추가로 받는다. 최근에는 안면 윤곽 수술이나 지방흡입 수술을 받는 대학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PRE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