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내리는 눈 한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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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내린 눈이 녹아내리며 소서의 마음을 녹였다. 문득 한 시가 떠올랐다:
푸른 거품 새 술, 붉은 흙 작은 화로.
저녁에 눈 내리려 하니, 한 잔 할 수 있겠는가.
오전 내내 하늘은 흐릿하고 실내도 유난히 어두워서, 소서는 한때 자신의 시력이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멍한 머릿속으로 오늘 하루가 이렇게 흐릿하게 지나갈 거라 생각했다.
오후가 되자 하늘은 더욱 흐려졌고, 은은한 추위가 스며들었다. 예보된 작은 눈송이가 제때 찾아왔다.
눈이 막 내리기 시작했을 때는 가느다란 비처럼 보였고, 눈송이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후에 창가에 서서 건물 밖으로 날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니, 때로는 어지럽게 흩날리기도 하고, 때로는 가지런히 비스듬히 내리기도 했다. 마치 자신의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듯하기도 하고, 겨울에 대한 미련을 풀기 위해 마음껏 쏟아내는 듯하기도 했다.
봄날의 작은 눈은 한겨울과 달리 더 가늘게 내릴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하늘이 점점 더 어두워지면서, 이 봄날의 눈은 겨울을 끝내려는 듯이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에는 덩어리진 눈송이로 변해 더욱 입체적이고 생생해졌다.
길거리 행인들은 눈이 내린다고 서두르지 않았다. 마치 모두가 이 겨울 끝자락의 선물을 만끽하며, 기쁨에 차 봄의 도래를 맞이하는 듯했다.
순식간에 밖은 하얗게 변해버렸다. 누렇게 말라버린 잔디는 하얀 옷을 걸쳤고, 꼿꼿한 사계초는 하얀 모자를 썼다. 세상이 색을 바꾼 것이다.
소서도 친구와 함께 내려가 눈의 입맞춤을 직접 느껴보았다. 봄날의 눈은 정말 부드럽고 로맨틱하게 내렸다.
밖에서 돌아와도 목도리와 모자에 붙은 눈송이를 털어내기가 아쉬웠다. 그들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모습을 보니 마음까지도 함께 밝아지는 듯했다.
친구가 말했다. 한 곡이 떠오른다고.
눈꽃이 흩날리고
북풍이 휘몰아치네
천지는
한데
푸르스름하네
이 나이를 드러내는 <일전매(一剪梅)>도 참으로 제철에 맞았다.
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다. 올해 봄에는 분명 아름다운 일이 생길 거야, 그렇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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